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지방 종합병원 의료진들을 만나 “보건의료를 국방이나 치안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본질적 기능으로 보고, 예산 편성시 보건의료 분야의 재정투자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북 청주의 한국병원을 찾아 의료진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한국병원은 청주 지역 내 2차 종합 병원으로,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차 종합병원을 제대로 육성해 대학병원을 찾지 않고도 안심하고 진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보건의료 분야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의료진들의 대화 참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보건의료 재정을 우선적으로 예산에 반영하려면 의료현장에 계신 의료진 여러분이 하루빨리 대화의 장에 나와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셔야 한다”며 “보건의료 예산이 먼저 편성돼야 나머지 예산 편성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고 의료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비상진료 체계로 어려운 와중에도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들에게 사의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지역 종합병원 역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종합병원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지역, 필수의료의 첫 번째 관문”이라며 “지역병원이 환자의 신뢰를 받고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도록 정부가 더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송재승 한국병원장은 간담회에서 지역 의대 중심으로 의대 정원이 확대된 것에 대해 “역대 정권에서 하지 못 한 일이지만 미래를 위해 크나큰 결단을 하신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병원이 개원한 지 38년이 됐지만 의사 충원이 어렵지 않은 해가 없었다”며 앞으로 의사 충원에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현장 의료진들은 △2차 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분담을 통한 의료전달체계 확립 △2차 의료기관 적정수가 보장 △필수인력 대기비용 및 필수시설 유지비용 보상 등을 건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건의된 사항을 즉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의료진과 적극 소통해 어떤 것부터 해결해 드리면 좋을지 의견을 청취하라”며 “지역 의료진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방호복을 착용하고 심장·뇌혈관센터 등 의료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뇌출혈 환자 등의 시술 및 수술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중증 환자의 전원을 위한 상급 병원과의 네트워크 등 지역 의료 현실에 대해 의료진과 대화를 나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보고 받은 뒤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치안 등 국가 본질 기능과 같은 반열에 두고 과감한 재정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고한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는 필수 의료 지원이 처음으로 재정투자 중점 분야에 포함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