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2주 앞두고 거대 양당이 지역구 판세를 자체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은 21대 총선 때 확보한 의석수 수준인 84곳을,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더불어민주당은 110곳을 승리 가능성이 높은 ‘우세’ 혹은 ‘경합 우세’ 지역으로 분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각 당의 선거대책위원회 주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각 당은 지역 선대위 자체 조사, 언론사의 지역구별 여론조사, 당 지지도, 역대 선거 결과 분석, 현지 민심 동향 실사 등을 종합해 이같이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세-경합 우세-경합-경합 열세-열세’ 등 크게 5개로 나눠 판세를 구분한 결과다. 양당은 무소속 또는 새로운미래·진보당 등이 우세한 일부 선거구를 제외하고 전체 254개 지역구 중 60곳 안팎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48개 의석이 걸린 서울에서 강남 3구(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 7곳과 강동갑·동작갑·동작을 등 일부 한강벨트 3곳을 더해 총 10곳에서 일단 승리를 점쳤다. 민주당은 강북권 및 서남권(성북갑·을, 강북갑·을, 도봉갑·을, 노원갑·을, 은평갑·을, 관악갑·을, 강서갑·을, 구로갑·을, 금천, 서대문을, 양천을, 마포을) 20곳을 우세로 분류했다. 종로, 중·성동갑, 강동을, 마포갑에서도 경합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당은 용산·영등포갑·서대문갑 등 나머지 10여 곳에 대해서는 선거 막판까지 언제든 승패가 뒤바뀔 수 있는 경합 지역이라고 봤다. 특히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의 ‘리턴 매치’가 이뤄지는 용산이 대표적이다. 용산은 국민의힘이 강북에서 유일한 현역 의원을 보유한 지역구다. 무소속 당선 이후 국민의힘에 합류한 이용호(서대문갑) 후보와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영등포갑) 후보도 당 차원에서는 ‘험지’지만 오차 범위 내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40석)은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만 ‘낙동강 벨트’ 및 경남 창원 등 일부 지역에서 양당이 치열한 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PK에서 33곳을 우세(경합 우세 포함) 지역으로 판단하고 경남 양산을·창원성산·창원진해 등은 경합으로 분류했다. 민주당은 현역이 있는 부산 사하갑과 북갑에서 무난히 수성에 성공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PK에서는 양당이 서로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곳도 여럿 나타나 안갯속 판세를 보였다. 부산에서 현역 의원들이 맞붙는 남구의 경우 국민의힘(박수영)과 민주당(박재호) 모두 경합 우세 지역으로 꼽았다. 경남 김해갑·을도 마찬가지다.
양당 모두 ‘텃밭’에서는 승리를 예상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25곳에서 모두 보수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내다봤고 민주당도 광주·전남·전북 28곳에서 100% 당선을 자신했다.
4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84곳, 민주당이 163곳의 지역구에서 승리한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판세 분석은 양당 모두 보수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일단 21대 수준의 의석수만을 확신하며 수세적으로 접근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아직 면밀한 여론조사를 마치지 않은 상태”라며 “구체적인 숫자(의석 예측)를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홍석준 선대위 상황부실장이 “(우세 지역을) 82석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27일 자체 지역구 여론조사를 마칠 예정인데 당내에서는 기대 의석수가 80~90석 수준으로 집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민주당은 전체적인 판세가 자당에 유리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확실한 우세 지역 110개가 비교적 근사치”라며 “윤석열 정권 심판 민심이 우세해져 우리 당 후보 관련 판세가 상승 추세에 있는 것 자체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총 14만 7989명에 달하는 재외 유권자들의 총선 투표도 27일 뉴질랜드대사관·오클랜드총영사관 재외투표소를 시작으로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된다. 투표는 전 세계 115개국(178개 재외공관) 22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4만 8496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3만 9897명, 부산 826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