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회 인하" "신중한 접근" 팽팽한데… '정치적 외풍' 우려까지

■[Global WHAT] 신중론 vs 완화론 맞서는 연준
"금리인하 신중" "올 3회" 맞서
'내리면 바이든 재집권에 유리'
대선 앞두고 정치공세 예고도

미국 워싱턴DC 소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건물.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신중론과 완화론으로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금리 인하 시점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불리가 갈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치적 외풍까지 우려되고 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은 25일(현지 시간) 리사 쿡 연준 이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편 반면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조정 폭 25bp(1bp=0.01%포인트) 기준 올해 3회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고 보도했다. 쿡 이사는 이날 하버드대 강의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긍정적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물가 안정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통화정책 완화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보스틱 총재도 신시내티대 부동산센터 주최 대담에서 올 하반기 중 1회 금리 인하 예상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강하고,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한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로가 유지되면 만족”이라고 전했다.






반면 굴즈비 총재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최근 공개된 연준 점도표에서 올해 3회 인하를 예상한 인사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월 물가 상승률이 높았지만 그 퍼즐은 주택 인플레이션이었다”며 “불확실한 상태에 있지만 목표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금리 결정을 둘러싸고 정치적 외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장에서도 1·2월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한편에서는 6월 중 금리 인하 시작에 베팅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연준의 금리 결정 예상 경로를 이전보다 늦추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초 빠른 금리 인하에 베팅했다가 손해를 본 핌코·블랙록 등 채권 자산운용사들이 6월 인하에 무게를 두고 다시 베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통화정책 전환이 늦어지면서 그 폭도 더딜 것으로 전망했고 바클레이스는 연준이 금리를 현재 시장에 반영된 수준보다 작은 폭으로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와중에 연준의 금리 인하가 재선 가도에서 고전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치로 받아들여지면서 정치적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여러 차례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해왔지만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를 흔들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금리가 내려갈 경우 인플레이션, 주택 비용 상승 등과 관련해 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는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치 공세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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