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 멕시코 페소화 주목… "최근 1년새 강세 베팅 최고"

지난해 신흥국 통화 중 최고 강세 보여
'니어쇼어링' 노린 해외기업 투자 영향

멕시코 후아레스의 한 환전소에서 한 남성이 환전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신흥국 통화 가운데 멕시코 페소화를 주목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페소화에 대한 강세 베팅을 최근 1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26일 보도했다. 페소화 가치는 현재 달러당 16페소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후 달러당 25페소 선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강세를 유지 중이다.


통신은 금융시장 안팎에서 페소화 가치가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투자자들의 베팅은 강세 쪽에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파생상품 데이터를 보면 투기성이 강한 레버리지 펀드가 보유한 페소화에 대한 롱 포지션 규모는 올 3월 이후 최고치인 4만5186계약으로 늘었다. 자산운용사들의 페소화 롱 포지션도 17만3897계약으로 늘었다. 이는 약 52억 달러(약 7조원) 상당으로, 2022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일본은행(BOJ)이 지난 19일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종료한 시점을 전후한 1주일 간의 데이터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통화를 구매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10년 가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페소화 강세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멕시코 페소화는 25년 만에 가장 강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슈퍼 페소' 현상을 불렀으며, 올해에도 가장 수익률이 좋은 통화로 평가받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페소의 리스크 대비 수익을 나타내는 위험 보상비율은 일부 다른 통화들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 캐리 트레이드 외에 페소화 강세의 원인으로는 미국을 겨냥한 ‘니어쇼어링’ 효과를 노린 해외 기업의 투자 확대도 꼽힌다. 외국에서 일하는 멕시코 근로자들의 달러 송금액이 지속해 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통신은 멕시코 중앙은행이 지난주 금리 인하와 함께 통화 완화 사이클을 시작했지만, 향후 회의에서 동결 가능성도 열어둔 만큼 트레이더들의 낙관적인 견해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중남미에서 가장 매파적 성향이었으나,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1%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3년만의 금리 인하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3%±1% 포인트)에 수렴하는 수준으로 하락세를 보인 데다 중남미를 비롯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인하 또는 동결이라는 흐름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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