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내버스가 갑자기 질주하면서 차량 3대를 들이받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 기사와 회사측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버스를 뒤따르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26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8시께 발생한 교통사고는 부산진구 양정동 한 교차로에서 일어났다,
교차로에서 택시를 들이받은 버스는 300m쯤 더 나아가 1톤 트럭과 제네시스 승용차 1대를 잇달아 추돌했다.
이 사고로 트럭 운전자와 동승자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승용차 운전자, 택시 운전자, 택시 승객, 버스 승객 등 8명은 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에서 50대 버스 운전기사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버스를 뒤따르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속에는 버스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더니 신호정지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는다. 버스 회사는 버스 뒤편의 빠르게 깜빡이는 붉은 등이 브레이크 등이라고 설명했다.
버스 회사 측은 “차량의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상태로 운행하는 것으로 보아서 전기 시스템 오작동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버스는 2년 전 출시된 전기버스다.
이와 관련해 버스의 깜빡이는 등이 브레이크 등이 아닌 미등이 불빛에 반짝이는 플리커 현상이라는 입장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 거라면 저렇게 빠르게 반짝거릴 수 없다”며 “카메라에 찍히면 등이 반짝거리는 현상으로 인해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 것처럼 착시 현상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버스 제조사 측은 “영상만으로 급발진 여부를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경찰 조사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경찰은 급발진과 운전미숙, 차체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조사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해당 차량의 사고기록장치를 확보해 정밀 분석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