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도심 차로를 활보하다 1시간 만에 붙잡히는 소동일 벌인 타조에 ‘슬픈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타조는 과거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 '세로'처럼 가족을 잃고 홀로 생활했다는 것이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날 오전 경기 성남시에서 생태체험장을 탈출한 타조는 차로를 활보하다가 약 1시간 만에 포획됐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목격담을 보면 타조는 차로에서 차량과 함께 마구 달리다가 트럭에 부딪히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근 도로를 수색, 상대원동의 한 공장 건물 부지에 있던 타조를 발견, 무사히 포획했다. 타조 소동으로 인한 부상자나 재산 피해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타조에는 사연이 있었다. KBS·SBS 등에 따르면 '타돌이'로 불리는 이 수컷 타조는 지난 2020년 7월 생후 3~4개월 정도일 때 생태체험장으로 분양됐다. 이후 줄곧 생태체험장에서 생활했던 타돌이는 암컷 타조 '타순이'와 함께 지냈고 지난해 여름 알을 낳았다. 그런데 타순이가 최근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됐다. 생태체험장 관계자는 타돌이가 홀로 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봤다.
지난해 3월 서울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한 얼룩말 세로도 비슷한 사연이 있었다. 세로는 당시 동물원에 설치된 데크를 부수고 탈출해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약 3시간 만에 포획됐다.
세로는 2019년 태어나 부모와 함께 지내다가 2021년 엄마 '루루'를 잃고 2022년 아빠 '가로'까지 차례로 떠나보냈다. 세로는 부모를 잃고 상실감에 옆집 캥거루와 싸우거나 밥을 먹지 않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탈출을 감행했다고 한다. 동물원에 복귀한 후에도 가장 좋아하던 간식 당근을 거부하고 기둥을 머리로 치는 행동을 했다.
이후 어린이대공원은 세로에게 여자친구 '코코'를 소개해 줬으나, 코코 역시 같은 해 10월 돌연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