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와 교수들의 대거 이탈로 의료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90대 할머니가 대학병원으로부터 응급 진료를 거절 당해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KNN은 지난 6일 부산시 지정 한 공공병원에서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90대 할머니가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 전원을 문의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고 이에 10km 가량 떨어진 울산으로 옮겨졌지만 골든 타임을 놓쳐 끝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유가족들은 할머니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를 꼽았다. 유가족 A씨는 “너무 늦게 왔다고 했다. 부산에서 (시술) 하셨으면 충분히 위험한 고비는 넘겼을 건데, 1분이 촉박한 상황에 50분이 넘게 걸렸다”고 분개했다.
유가족은 대학병원 응급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보건복지부에 피해 신고를 했지만, 1주일 만에 돌아온 답변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였다. 집단사직 영향도 있으나 위법 사항이 아니라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가족은 “(보건복지부에 피해) 신고를 받아서 정부에서 뭘 하려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아무 조치도 안 취할 거면 이거를 왜 만들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병원은 당시 심장 전문의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의료 여건상 환자를 받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전날 상당수 소속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5일부터 사직서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