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토박이에 힘 실어야”…“더딘 지역발전, 이젠 변화줄 때”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7>서울 서대문을
재선 현역 김영호·4선 박진 결전
정권심판 vs 정권안정 구도 형성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진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한 서울 서대문을. 27일 서대문구 명지대사거리에 두 후보의 공약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 서대문을이 4·10 총선에서 중량급 인사들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이곳 현역 재선 의원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8년간 지역구 토대를 단단히 다져왔다. 국민의힘은 서대문을 탈환을 위해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 출신의 박진 후보를 전략공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서대문을은 재개발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와 재개발·재건축을 요구하는 빌라촌이 뒤섞인 주거지가 기반이다. 김 후보는 서대문에서만 내리 6번 출마한 ‘서대문 토박이’로서의 강점을 앞세워 3선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는 4선의 박 후보는 총선을 앞두고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강남에서 서대문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서울경제신문이 27일 찾은 이곳에서는 현역 의원 유지와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엇갈렸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홍제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김영호 후보

박진 국민의힘 후보가 홍제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박진 후보


한 달 남짓에 불과한 선거 준비 기간 탓일까. 박 후보의 서대문 출마를 알지 못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 인왕시장의 상인 김정자(72) 씨는 “박 전 장관은 TV에서 자주 봤다”면서도 “종로구 의원 아니냐”고 되물었다. 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그래도 거물 정치인이 왔으니 잘하지 않겠느냐”며 박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동시에 “하지만 선거 직전에 갑자기 나와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 후보가 서대문을에서 재선을 하는 동안 지역구 발전이 정체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제동에서 20년 이상 거주했다는 진 모씨는 “대형 쇼핑몰과 유진상가 재건축을 통한 지역 활성화가 필요한데 몇십 년째 그대로”라며 “지금까지 변한 게 없어서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명지대 부근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김 후보가 두 번 하긴 했는데 우리에게 크게 와닿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의 인지도나 호감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정권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 구도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명지대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홍 모(50) 씨는 “정부 정책에 전반적으로 반대한다”며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떠나 정부 견제에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 김 모 씨도 “상권도 죽고 점점 살기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의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다”며 “반드시 투표로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직은 좀 더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북가좌동에 거주하는 서 모(28) 씨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의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며 “이미 뽑은 정권에는 확실히 힘을 실어주고 그에 대한 결과를 평가하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진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한 서울 서대문을. 27일 서대문구청 인근에 두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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