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맹추격…경합주 6곳서 지지율 반등

네바다·애리조나 등 격차 좁혀
위스콘신선 1%P차 역전하기도
국정연설 등 지지층 결집 유도
'트럼프 소송전' 피로감도 일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스윙 스테이트(경합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대 약점인 고령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사법 리스크에 피로감이 커진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모닝컨설트가 26일(현지 시간) 공개한 여론조사(8~15일, 유권자 4932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7개 경합주 중 조지아를 제외한 6곳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까지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모든 경합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열세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전통적인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에서 선전했다. 위스콘신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46%)이 트럼프 전 대통령(45%)을 역전했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동률(45%)까지 따라붙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가 여전한 네바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지지율 격차는 2~6%포인트까지 줄었으며 조지아만 유일하게 1%포인트 늘었다. 7개 경합주 전체를 놓고 실시된 양자 대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47%)과 바이든 대통령(43%)의 격차가 좁혀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7일 국정연설을 통해 노령에 대한 우려를 일부 해소하고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한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끄는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고 평가하는 유권자도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3분의 1 이상이 “최근 바이든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을 접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반독점 감시, 표적 과세 등 반(反)기업 행보로 각을 세웠던 재계와도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미국 경제계 거물이자 ‘월가의 대변인’으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와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각종 민형사 재판과 자금난 등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지지자의 거의 절반이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해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짚었다. 소송 비용과 선거 자금 압박을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경책 판촉에도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권당 59.99달러(약 8만 원)인 성경 판매에 대해 “어떤 정치 캠페인과도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유료 라이선스 등을 통해 로열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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