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이 동물 전시장이 아닌, 보호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에 대부분의 시민들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발간한 ‘2023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수는 동물원이 앞으로 변화해야 하는 방향을 묻는 질문에 ‘야생에서 살 수 없는 동물들의 보호소 역할(53.2%)’, ‘야생동물 보전 연구, 서식지 보호 기관 역할(51.2%)’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해당 응답을 1, 2 순위로 택한 비율을 합산한 기준이다. 생물 다양성 보전을 교육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50.8%, 시민 휴식 공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20.1%로 집계됐다. 오락과 재미를 위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비율은 8.6%로 가장 낮았다. 동물원이 전시, 관람보다 동물 보호 등 공익적 기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동물원이 점차 없어져야 한다고 응답한 이들도 16.3%로 전년 대비 6.3% 포인트 올랐다. 동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동물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물원, 수족관 등의 시설의 개선에 대한 문항에서도 다수의 시민들이 동물원, 수족관 등의 동물 복지를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동물의 건강 및 질병 관리’가 68%, ‘동물에게 적절한 사육 환경 제공’이 6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 응답자 10명 중 9명은 반려동물을 상업적으로 번식, 판매하는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9.3%는 반려동물을 상업적으로 번식, 판매행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의 응답 비율보다 12.6%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년 성장하고 있음에도 현행 제도는 변화하는 시민들의 인식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동물복지 제도 강화를 주문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동물복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어웨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온라인 패널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19%포인트)를 실시했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