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는 길이 없네.” 지난 26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디펜더130 P400 아웃바운드(아웃바운드)’를 몰고 눈 쌓인 산길과 언덕, 강을 지났다. 평소 같았으면 선뜻 페달을 밟기 어려운 가혹한 주행 환경이었지만 디펜더 운전석에선 자신감이 생겼다. ‘가는 곳이 길’이라는 랜드로버의 모토 아래 더 완벽해진 디펜더는 오프로드에 최적화한 다양한 기술과 성능으로 중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운전대를 잡은 아웃바운드는 디펜더130 라인업에 추가된 모델로 야외 활동에 특화된 모델이다. 오프로드를 오가며 캠핑 등을 즐기려면 짐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2516ℓ에 달하는 적재용량을 제공한다. 자전거와 캠핑 장비 등 부피가 큰 물건을 싣기에 충분해보였다. 적재 공간에는 고무바닥 매트를 적용해 이러한 짐을 실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을 방지했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디펜더’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외부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전면부 특유의 동그란 헤드램프와 중앙에 새겨진 큼지막한 레터링, 수평라인을 강조한 디자인은 디펜더의 강인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아웃바운드의 진정한 매력은 도로 위에서 발휘된다. 특히 오프로드에서는 그 어떤 경쟁사들도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졌다. 운전자는 오프로드를 위한 혁신적인 주행 기술을 활용해 일반적인 도심형 차량이라면 피했을 험한 길도 쉽게 주파할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오프로드 체험장에 도착한 뒤 센터페시아에 있는 버튼 하나를 누르자 지상고(땅과 차 바닥 사이 거리)가 145㎜ 높아졌다.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차 높이를 키워 언덕이나 돌길, 강 등을 건널 수 있도록 ‘변신’한 것이다. 이에 운전석에서 보닛 앞쪽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어 운전을 하는데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체험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웃바운드를 타고 최대 수심 850㎜의 도강 코스를 지날 때다. 해당 코스를 주행할 때 창밖으로는 탁한 흙물이 사방에서 애워싸고 실내에서는 찰랑찰랑하는 물소리가 들려 긴장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이 차량은 무리 없이 속도를 내며 빠져나갔다. 바닥 돌길에도 차체가 심하게 움직인다거나 핸들이 꺾이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또 터치스크린 조작으로 화면을 통해 현재 건너는 수심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불안감을 덜게 하는 요소였다.
눈 덮인 기룡산을 오를 때에는 뛰어난 주행 성능을 뽐냈다. 이때서야 “눈이 와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했던 현장 관계자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중앙 버튼 조작으로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을 작동해 ‘눈길’ 모드를 활성화했다. 미끄러운 노면에 가장 적합한 기어를 선택하고 운전자가 주행 중 가속페달을 다소 세게 밟아도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해 바퀴가 헛돌지 않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운전자는 노면 및 주행 상황에 따라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을 활용해 △잔디·자갈·눈길 △진흙 △모래 △바위·암석 △도강 등의 모드를 설정하면 된다.
기룡산 ‘뷰 포인트’를 찍고 내리막길에서는 운전대 조작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로우레인지 시스템’ 덕분인데 이 역시 버튼 한번을 누르는 것으로 실행할 수 있어 편리했다. 해당 기능은 시속 3~35㎞의 속도 범위에서 차량이 스스로 엔진 변속을 조정한다. 내리막길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이 알아서 속도를 낮추기 때문에 운전대 조작만 신경쓰면 된다. 좁은 산길 등 험로를 달릴 때는 오프로드용 카메라를 켜면 편리하다. 운전석에서는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보닛 앞과 앞 바퀴 주변 등 사각지대를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룡산에서 내려와 공도 위 승차감은 사뭇 달랐다. 다시 온로드 모드로 바꿔 자체를 낮추고 가속을 하니 부드럽게 치고 달렸다. 오프로드에서 훌륭한 성능을 보여준 에어 서스펜션으로 인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과속 방지턱을 넘어도 충격이 느껴지지 않았다. 차량에는 T맵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내장해 뛰어난 편의성을 갖췄다. 무선 충전과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까지 더해져 운전의 즐거움을 높였다. 아웃바운드의 가격은 1억 417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