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저서에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김만배씨에게 2020년 10월과 2021년 2월 이재명 대표의 대선 자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당선 무효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 2020년 7월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김만배씨로부터 “쌍방울을 통해 권순일 대법관에게 로비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도 저서에 담겼다.
28일 법조계와 출판업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출간되는 저서 '당신들의 댄스댄스'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2020년에는 정 전 실장이 20억 원을 요구하자 김씨가 5억 원을 줬다고 적었다.
또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이 대표 대선 자금용으로 쓰려던 1000억 원 중 '50억 클럽' 작업을 위한 돈과 '재판 거래' 비용 등을 빼고 남은 돈이 428억 원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7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 전 '재판 거래' 정황에 대해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해당 내용은 2020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는 과정에서 김만배씨가 대법원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권순일 전 대법관을 대상으로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고, 권 전 대법관은 퇴임 후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고문으로 영입돼 약 1년 간 1억 5000만 원을 받는 등 50억 원을 약속 받았다는 의혹이다.
앞서 이 대표는 2018년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019년 9월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7대 5 의견으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친형 강제입원 사건에 대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 대표는 이후 당선 무효 위기에서 벗어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다. 이후 김만배씨가 대법원 선고 전후로 여러 차례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저서에서 "나는 당시 김만배에게 똑똑히 들었다. '쌍방울 통해 권순일에게 로비했다'라는 말을. 그리고 대법원 판결 전에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수행비서였던) 백○○으로부터도 똑똑히 들었다. '권순일에게 약 쳐놨다'라는 말을"이라고 적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한때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혔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 대표에게 불리한 폭로성 발언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