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리츠 부활시켜 미분양 해소…LH는 건설사 토지 매입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 발표
CR리츠 10년만에 부활…미분양 매입땐 세혜택
LH는 3조원 토지 매입으로 건설사 유동성 지원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도입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건설사 보유 토지를 매입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공사비 상승,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건설업 침체가 이어지자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썼던 정책들을 정부가 다시 꺼내 들었다.


정부는 2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CR리츠에 대해 취득세 중과 배제(준공 후 미분양주택 한정)와 함께 취득 후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을 배제하는 세제 혜택을 준다.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뒤 우선 임대로 운영하고,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분양 전환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운용된 CR리츠는 미분양 2200가구, 2014년 운용된 리츠는 500가구를 각각 매입했다. 건설경기가 어려워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자 10년 만에 다시 CR리츠 카드를 꺼낸 것이다.


취득세 중과를 적용하면 세율이 12%지만, 중과를 배제하면 지방 미분양 상당수가 해당하는 취득가액 6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취득세가 1%로 낮아진다. 최대 취득세율은 3%다. 세제 혜택 적용 대상은 이날부터 내년 말까지 CR리츠가 매입한 주택이다.


LH는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건설사가 보유한 토지를 3조원 규모로 매입한다. 다음 달 5일부터 토지 매도를 희망하는 기업들터 매각 희망 가격을 제출받은 뒤 희망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토지를 매입하는 '역경매' 방식을 활용한다.


매입 대상은 토지 대금보다 부채가 커 브릿지론 이후 본PF로 넘어가기 어렵거나 자금 마련이 시급한 기업의 토지로, 올해 1월 3일 이전 소유권을 취득한 3300㎡ 이상 토지여야 한다.


LH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2조6000억원 규모)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7200억원 규모)에도 부실 PF 사업장 부지를 매입한 바 있다.


착공 전 브릿지론 단계에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은 LH 또는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가 매입해 사업 재구조화를 지원한다.


이 밖에 정부는 공공부문 공사비를 증액하기로 했다. 공사비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주요 대형공사를 중심으로 유찰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유찰된 대형 공공공사만 4조2000억원 규모다.


PF 사업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10년 만에 재구성한 '민관합동 PF 조정위원회'는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조정위를 법정 위원회로 격상해 조정력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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