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발언’ 또 쏟아낸 의협 회장…기자회견서 “복지장관 파면하라”

29일 의협 회장 당선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등 대화 전제로 제시
31일 비대위 전체 회의서 집단행동 등 논의할듯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 당선자가 2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당선 이후 처음으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의대 2000명 증원’을 설계한 핵심 인물로 안상훈 전 사회수석과 김윤 서울대 교수를 공개 저격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당선 직후 언론인터뷰에서 "의사에게 가장 모욕을 주고 칼을 들이댔던 정당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줄 수 있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겠다”는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대 증원 논란)에 대해 정확한 보고와 민심을 듣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일부 폴리페서(정치성향의 교수)와 승진에 목매는 관료, 의사 문제를 이용해 총선에 득을 보려는 정치인 등이 눈과 귀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가 폴리페서의 대표격으로 지목한 인물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16번을 받은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12번을 받은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다. 그는 언론인터뷰 및 유튜브 방송 등에서 여야를 향해 "두 사람의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며 “의사들은 환자들을 수도 없이 만난다. 국회 20~30석을 좌우할 수 있다”고 공공연하게 발언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환자와 의사의 신뢰 관계는 엄청나다”며 “여야를 떠나 의사를 돈벌레, 잡범 취금하고 나쁜 프레임을 씌우면서 총선에 이용하려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의사가 생명을 구하는 데 힘들게 한 사람'이라고 설명하도록 의사 회원들을 독려해 낙선 운동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의료계 일각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 등이 거론됐던 데 대해서는 "대통령 주변의 일부 세력들이 잘못된 정책을 조언하는 탓이 크다"며 "(윤 대통령에게) 한번 더 기회를 드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의료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의 책임이 정부와 여당에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의 대화 전제조건으로 의대 증원 백지화와 함께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등을 내건 것도 이러한 판단과 맞닿아 있다. 임 당선인은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하고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하고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고 있는 위기를 만든 건 정부"라며 "공은 정부와 여당에 넘어갔다"고 했다. 본인이 제시한 전제 조건을 정부가 받아들여야 일단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취지다. 총파업 등을 시사하는 발언에 대해서도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당한 정부 탄압이 들어올 경우 대한의사협회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며 "국민들이 의사들의 총파업으로 인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의사들도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백지화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과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대화에 나설 경우 '의대 정원을 500~1000명 줄이자고 요구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전공의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전공의들의 생각을 충분히 듣고 (정부와의 협상에) 반영할 생각"이라며 "(전공의들의 생각은) 명백하게 의대 증원은 아닌 걸로 안다"고 했다.


임 당선인의 공식 임기는 5월 1일부터다. 의협은 지난달 6일 이필수 전 회장이 자진 사퇴한 이후 한달 넘게 회장 자리를 비운 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의협은 오는 31일 비대위와 시도의사회 대표자 회의를 열고 조직 재정비와 집단행동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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