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허위광고 논란' 남양유업, 한앤코 체제로…막 내린 60년 오너경영

3년 걸친 경영권 분쟁 일단락
한앤코 회장 남양 이사회 진입
사명변경·신사업 등 과제 산적

29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사옥에서 이상우 사외이사가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남양유업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전면에 나서 남양유업(003920)을 경영한다. 약 3년에 걸친 분쟁이 종료되면서 남양유업의 60년 ‘오너 경영’도 막을 내렸다.


남양유업은 29일 서울 강남구 본사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찬성 비율은 95%정도로 전해졌다. 오너 일가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비롯한 기존 이사진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홍 회장이 한앤코의 경영진 입성을 사실상 수용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52.6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던 그는 정기 주총에서 이 안건을 거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홍 회장의 지분을 가져간 한앤코가 내달 임시주총을 열 수 있도록 허가한 법원 결정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의 의사와 무관하게 다음 달까지만 기다리면 한앤코가 직접 경영진 교체를 처리할 수 있게 돼 반대가 무의미해졌다는 의미다. 홍 회장은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양유업과 한앤코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1년 4월 불가리스 허위 광고 논란을 계기로 촉발됐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은 그해 5월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지분을 한앤코에 넘기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후 돌변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한앤컴퍼니와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한앤코 체제에서 남양유업은 향후 신사업을 포함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회장 일가의 본관인 ‘남양’이 들어간 사명부터 바꿀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968억원으로 전년보다 3.3% 늘었지만, 7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날 의사 진행은 임시 의장으로 선임된 이동춘 남양유업 부사장이 맡았다. 그는 한앤코 측이 남양유업의 새 대표로 낙점한 인물로 알려졌다. △임시 의장 선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은 발행주식 액면분할을 제외하면 모두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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