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필요성 제기… 민간 외교관 자처한 ‘미스터 글로벌’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의회를 찾아 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조석래 명예회장은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을 하며 유창한 어학실력과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다. 그가 효성그룹 경영뿐 아니라 민간 경제 사절로서 혁혁한 공로를 쌓은 기반이 됐다. 조 명예회장은 태평양경제협의회, 한일경제협회, 한미재계회의, 한중재계회의 등 30년 이상 다양한 국제경제교류단체장을 맡아 성과를 올렸다. 풍부한 국제 인맥을 바탕으로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 경제인들과 활발히 교류했고,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가교 역할도 적극적으로 맡았다.


조 명예회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인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양국 간 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협상 당시에는 양국의 반대 여론을 무마하고자 양국 재계 인사, 미국 행정부·의회의 유력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는 등 민간외교의 중심에 섰다.


한일 FTA 추진과 함께 양국 기업 간 공동 비즈니스 확대를 모색하는 등 한일 교류에도 적극적이었다.


대표 경제단체인 전경련에서 1987년부터 2007년까지 20년간 부회장을 지낸 데 이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회장을 맡아 국내 재계의 ‘얼굴’ 역할도 했다. 기업 입장을 대변하며 정부를 상대로 쓴소리도 가리지 않았다.


2017년 발간된 조 명예회장의 팔순 기념 기고문집에는 재계의 지인들이 기억하는 그의 일면이 여실히 드러난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정부에 적극 의견을 밝히는 조 명예회장을 두고 ‘재계 지도자’라 칭했고,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미스터 글로벌’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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