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용서” 李대사 “사퇴”…낮은 자세로 국민 공감 얻으며 개혁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용서’ ‘반성’ 등의 용어를 쓰면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28일 재외선거권자 대상 비례대표 선거운동 방송 연설에서 “국민의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정치 쇄신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의 부족함, 잘 알고 있다”며 “염치없는 줄 알면서도 고개 숙여 국민께 호소드린다. 딱 한 번만 더 저희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이종섭 주호주대사는 29일 전격 사임했다. 그는 임명된 지 25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열세를 보이자 위기의식을 느끼고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인 셈이다. 범야권이 전체 300석 중 절반을 넘어 최대 2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여권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26~28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의 이유로 ‘경제·민생·물가(23%)’ ‘독단적·일방적(9%)’이 1·2위를 차지했다. 윤석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확립, 한미 동맹 강화 등의 국정 기조를 내세운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정 운영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으로 독선·독주라는 지적을 받았다.


여권은 더 겸허한 자세로 반성하고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거대 야당의 폭주와 과오 등에 따른 반사이익에만 안주하려 하지 말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를 위한 실현 가능한 정책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회의 세종시 이전과 가공식품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한시적 인하 등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안이지만 총선 직전에 내놓은 것은 ‘선거용’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개혁 과제를 추진할 경우에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 장관 등 여권의 수뇌부가 이해관계자를 찾아 소통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낮은 자세로 국민의 공감을 얻으면서 경제 살리기 정책과 연금·교육·노동 등 3대 개혁을 추진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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