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존경하는 기업인…한미 우호 관계 큰 기여"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별세]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고(故) 조석래 효성(004800)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5분께 빈소에 들어서 조 명예회장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내 개인적으로 왔다”고 답한 뒤 “조 명예회장님은 제가 지난번 총리를 할 때(노무현 정부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장으로서 경제계를 대표해 일을 많이 하시고 한미 간 우호 관계를 맺는 데 크게 기여하셨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맡기 전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한 차례 국무총리를 역임했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경련 회장을 맡았던 조 명예회장과 협력해 경제외교 등의 현안을 풀어나간 인연이 있다.


한 총리는 "고인은 국내에선 경제계를 살리기 위한 규제 개혁 쪽에서 정부와 많은 작업을 같이 많이 해주신 그런 분”이라며 “제가 항상 존경하는 기업인이셨다”고 회고했다.


조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와의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 외교부문에서 한미 FTA 체결에 큰 공헌을 했다.


앞으로 효성그룹을 이끌게 된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과 관련해서는 “지금도 잘 하고 계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지난번 다보스(포럼)에도 같이 가서 한국 경제를 어떻게 더 국제화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회에도 같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조문 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조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범효성가인 한앤컴퍼니의 조양래·현범 부자가 가장 먼저 찾았고, '효성 형제의 난'을 촉발한 조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셩 부사장도 약 5분 간 조문을 마치고 떠났다.


재계 총수로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친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조문을 했다. 이 회장은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1968년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게이오대 유학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날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 명의의 조화와 고인과 사돈 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양쪽에 나란히 놓였다. 영정 사진 앞에는 고인이 1987년 받은 금탑산업훈장도 함께 놓였다.


조양래 명예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보낸 조화도 도착했다.


조 명예회장은 1966년 동양나이론을 설립한 뒤 섬유 관련 주요 기술을 국산화하며 한국 섬유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일본·미국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조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우리만의 기술’을 파고들어 효성을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세계 1위 기업으로 이끌었다.


고인은 숙환으로 지난 29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이며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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