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4월 1일 첫 운행을 시작한 KTX의 누적이용객이 개통 20년을 맞는 4월 1일 기준 총 10억 5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5000만 국민이 한 사람당 스무 번 이상 KTX를 탄 셈이다.
20년 전 세계 5번째로 대한민국에 속도혁명을 일으키며 등장한 KTX(Korea Train eXpress)는 교통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며 국민의 일상과 문화를 바꿨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그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23만명으로 개통 초기 7만 2000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연간 이용객은 개통 첫 해 2000만 명에서 지난해 기준 8400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89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KTX가 달려온 누적 운행거리는 6억 4581만㎞에 달하고 이는 지구 둘레를 4만㎞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1만 6150바퀴 도는 것과 같다. KTX를 이용한 승객의 누적 이동거리는 2634억㎞이며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인 1억 5000만㎞의 1760배에 해당한다.
코레일은 2004년 경부선(서울~부산), 호남선(용산~목포)을 시작으로 2011년 전라선(용산~여수엑스포), 2017년 강릉선(서울~강릉), 2021년 중앙선(청량리~안동), 중부내륙선(부발~충주) 등을 차례로 개통하면서 KTX 운행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말에는 중앙선을 서울역까지, 중부내륙선은 판교역까지 연장 운행하는 등 고속철도 수혜지역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2004년 개통 첫해 경부, 호남 2개 노선 20개역에만 다니던 KTX는 2024년 현재 전국 8개 노선의 69개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운행횟수는 토요일 기준 369회로 개통 초기 142회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KTX는 우리나라 간선철도망의 최고속도를 기존의 시속 150㎞에서 300㎞로 두 배 도약시키며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었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고 이동과 만남은 한층 편해졌다.
여행지 선택폭이 넓어지고 빈도가 잦아지면서 지역 간 교류와 경제성장이 가속화됐다. 올림픽, 아세안 정상회의 등 국가 주요 행사의 듬직한 파트너이자 지역 균형발전의 일등공신 역할도 수행했다.
KTX 개통 후 지역간 여객수송에서 철도분담률이 대폭 증가하고 중장거리 이동 시 국민의 교통수단 선택권이 확대됐다. 항공이 독점해온 서울-대구, 서울-부산 등 장거리 고급 교통수단의 역할은 철도로 완전히 대체됐다. 짧은 소요시간, 높은 도심 접근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도권-대구 구간의 철도 수송분담률은 2003년 12%에 불과했지만 2012년은 60%로 5배나 성장했고, 수도권-부산 구간 역시 38%에서 69%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대로 항공 분담률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수도권-대구 구간의 항공 수송분담률은 2003년 11%였지만, 2012년엔 1%로, 수도권-부산 구간 역시 32%에서 15%로 급락했다.
KTX는 지역 간 통행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KTX를 타면 부산(2시간 23분), 목포(2시간 27분), 강릉(1시간 49분), 안동(2시간 28분) 등 국내 어디든 점심식사 전에 도착할 수 있다. 거리와 시간적 부담의 해방은 대한민국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지역 균형발전을 뒷받침했다.
코레일은 신형 고속열차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쾌적하고 안전한 여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6대로 출발한 KTX는 2010년 운행을 시작한 KTX-산천 38대와 2021년 KTX-이음 19대를 합쳐 총 103대이다. 또 올 상반기에는 새로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EMU-320이 운행될 예정이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 전체 철도 이용객 중 고속열차 이용객수가 2004년 18%에서 2014년 42%, 2023년 61%로 점유율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국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받고 있다”며 “코레일톡 전면 리뉴얼 등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철도 서비스 혁신에 가속도를 붙여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코레일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