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누빈 현대차·기아의 힘, 남양硏서 나온다

전기차 양산 전 가혹한 테스트
연구개발 이어 품질 향상 주도
배터리분석실도 갖춰 안전성 ↑
3년 연속 올해의 차 결실 거둬

기아차 EV9. 사진제공=기아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가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최고 품질을 인정받는 가운데 ‘기술의 요람’인 남양기술연구소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기아 EV9은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인 ‘2024 월드카어워즈(WCR)’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된 바 있으며 이는 2022년 아이오닉5 이후 3년 연속 이어진 쾌거다.


31일 현대차(005380)그룹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전동화 트렌드에 발맞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개발 역량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남양기술연구소는 전동화에 대한 치열한 연구를 거듭하며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와 영향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고 있다.


남양기술연구소의 연구 시설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전동화시험센터’다. 이곳은 그룹의 전동화 체제 전환에 따라 기존 파워트레인 개발 조직이 전동화 조직으로 개편된 곳이다. 신차가 양산에 이르기 전까지 충분한 성능 개발을 통해 전기차(EV) 품질을 개선하고 확보하는 활동을 담당한다. 현대차·기아의 E-GMP 기반 전기차가 3년 연속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 바로 이 센터가 있다.


센터 내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은 EV 핵심 구동계인 모터와 인버터의 성능을 사전 개발하고 실차 효율을 평가해 전기차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실도로에서 이뤄지는 주행 테스트와는 달리 실내 시험 공간 내에서 가혹한 테스트를 반복해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축 동력계 시험실은 모터와 인버터의 기본 특성에 대한 시험을 하는 곳으로 단품 시험이 이뤄지는 곳이다. 주로 차량 개발 초기 단계에 이뤄지는 시험으로 모터 시스템의 성능, 효율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2축 동력계 시험실은 모터와 인버터에 감속기, 구동축을 추가해 실제 차량의 구동계를 모사한 환경이 구축돼 있다. 파워일렉트릭(PE) 시스템 전체의 효율과 매핑·냉각·열해 시험으로 필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4축 동력계 시험실에서 아이오닉5N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아이오닉5가 올라가 있는 4축 동력계 시험실은 실체 차량을 직접 구동해 사륜구동(AWD) 포함 구동계 전체의 시험평가가 가능한 곳이다. 고객의 주행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의 EV 성능을 가장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다. 곽호철 전동화구동시험3팀 책임연구원은 “모터 단품 시험부터 차량 양산까지 종합적인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세 가지 동력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동력계 장비의 개수에 따라 크게 1축과 2축, 그리고 4축 동력계 실험실로 나눠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기초소재연구센터의 배터리 분석실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분석해 세부 구성 물질을 연구하는 곳이다.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소재에 대한 정밀 분석을 통해 셀의 성능, 내구성, 안정성 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 이재욱 재료분석팀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소재 특성상 수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일정 온도와 습도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드라이룸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셀을 해체하고 분석을 진행해야 신뢰성 있는 분석 결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배터리분석실은 다양한 시험을 통해 배터리 설계 사양 및 내구성, 충·방전 조건에 따른 성능과 수명 평가 등을 확인하며 필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품질 문제에 대응한다. 현대차·기아가 배터리 소재 기술을 집중 연구하는 것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소재 단계에서 그 특성을 이해하고 개선하면 문제점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으며 최적의 소재 개발을 통한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드라이룸 메인 분석실에서 연구원이 라만광분석기로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사진 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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