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골퍼들에게 결심의 계절이다. 꾸준한 운동, 영어 공부 등의 새해 결심처럼 골퍼들은 첫 라운드를 앞두고 저마다 마음을 굳게 먹는다. 목표 스코어를 정하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나라 골퍼들에게 좋은 스코어만큼 중요한 것은 장타다. ‘작년보다 멀리’ ‘골프 인생에서 가장 멀리’ 등의 꿈을 품고 장타에 도전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표 장타 선수인 방신실(20·KB금융그룹)과 윤이나(21·하이트진로), 황유민(21·롯데)에게 장타 요령을 물었다. 신인이던 지난 시즌 2승을 올리고 올해 치른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 경쟁을 펼친 방신실은 지난해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가 262야드(1위)다. 지난 시즌 1승의 황유민이 257야드로 2위였다. 룰 위반 늑장 신고에 따른 징계 뒤 4월 돌아오는 윤이나는 2022시즌 중반까지 평균 263야드를 쳐 압도적인 장타 1위를 달렸다.
올 시즌 300야드 장타 전쟁을 예고한 세 선수는 “요령을 몸에 익혀 꾸준한 연습과 운동을 병행하면 누구나 장타를 때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방신실 “힙턴을 빠르게”= 방신실은 엉덩이 회전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멀리 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힙턴이에요. 빠르게 하되 제자리에서 돈다는 느낌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다운스윙 과정에서 지면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약간 주저앉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데, 동시에 힙턴을 빠르게 함으로써 힘을 한순간에 폭발시킨다.
방신실은 드라이버를 그렇게 멀리 치는 선수는 아니었다. 거리를 늘리려고 작정하고 두 달 반의 집중 훈련을 통해 20야드 증가 효과를 봤다. 무거운 것, 낭창거리는 것, ‘딸깍’ 소리 나는 것 등 스피드 늘리는 연습 도구 4개를 번갈아 반복 연습했다고 한다. 다양한 스피드 도구를 구하기 어렵다면 드라이버를 거꾸로 들고 전력 스윙하는 연습도 좋다. 무거운 연습 배트까지 번갈아서 스윙하면 효과 두 배다.
◇윤이나 “상체에서 힘을 빼자”= 장타의 조건으로 보통 견고한 하체가 자주 언급되는데 윤이나는 “상체에 들어가는 힘을 빼주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하체로 버텨주려고 의식적으로 힘을 주고 세게 치려고 하다 보면 상체가 경직되기 쉬운데 그러면 회전이 덜 되거나 정타를 맞히기 힘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윤이나는 더불어 “볼을 때리려고 하지 말고 휘두른다는 이미지를 새기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서는 휘둘러서 맞아 나가는 스윙이 적합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윤이나는 자신의 스윙 동작에 대해 “백스윙이 비교적 작은 편인데도 꽤 멀리 보낼 수 있는 것은 지면반력을 확실히 쓰기 때문”이라고 했다. 멀리 보내려는 마음이 앞서 샷이 망가지는 실수가 나오기 시작할 때는 “그립을 짧게 잡고 백스윙 톱에서 한 템포 쉬고 내려오는 방법을 추천한다”고도 했다.
◇황유민 “제자리 점프 운동 강력 추천”= 황유민은 163㎝의 크지 않은 키에도 300야드 넘는 장타를 어렵지 않게 때린다. 고교 시절 숨은 노력으로 약점이던 샷 거리를 강점으로 만들었다.
황유민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운동은 제자리 점프다. 상자를 이용해 그 위로 올라가는 방식이면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황유민이 습관처럼 반복했던 운동이다. 상자를 쌓아 놓고 제자리 점프로 맨 위에 올라가는 운동을 많이 했다. 그 결과 1m 높이를 가뿐히 오를 수 있게 됐고 지면을 미는 힘과 탄력이 덩달아 좋아졌다. 다운스윙 때 왼발로 지면을 누르면서 앉았다가 튀어오르는 동작이 누구보다 역동적이면서 자연스럽다.
하루 30분씩 가벼운 무게를 전력으로 휘두르는 빈 스윙 연습도 권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피드 자체가 많이 늘어 볼을 쳐보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