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네타냐후 사퇴하라" 전역 시위 격화

도로 점거 시위대와 물대포 동원 경찰 충돌

사진=EPA연합뉴스

이스라엘 전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퇴와 가자지구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오브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30일(현지 시간) 텔아비브·예루살렘 등 주요 도시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키르야 군사기지 밖에서 모인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와 조기 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카플란 거리에서는 예비역들이 이끄는 초정통파 유대인 징집 면제 중단 촉구 시위, 사법부 무력화 입법 반대 단체들이 주도하는 인질 석방 촉구 시위 등도 함께 이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을 피우고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와 물대포를 동원한 경찰이 충돌하면서 16명이 체포됐다.


예루살렘에서는 시위대 200여명이 경찰의 장벽을 뚫고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서 불과 90m 떨어진 곳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인질 석방 협상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들고 “정부가 인질들의 생명보다 정부의 생명을 우선시한다”며 “지금 당장 집으로 데려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네타냐후 총리 사저 인근 도로를 막고 총리 퇴진 구호를 외친 시위 참가자들 역시 구금했다.


이날 시위에는 매주 인질 협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온 인질 가족들도 동참했다. 인질 가족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176일간 가족의 소식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질 협상을 고의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가족들의 귀환을 위해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19살 딸이 하마스에 납치된 시라 알배는 “밖으로 나가 무관심에 맞서 생명을 위해 싸워야 할 때”라며 “거리에서 함께해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라’고 분명하고 단결된 목소리를 내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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