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희귀성 혈액질환 치료제가 오리지널 의약품 절반 가격에 시장에 공급된다. 전세계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만 개발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로 연간 5억 원 대에 육박했던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피스클리(프로젝트명 SB12)’의 병(30ml)당 상한금액은 251만 4858원으로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별도의 파트너사 없이 에피스클리를 직접 판매할 것으로 보고있다.
에피스클리의 가격은 오리지널 약인 솔리리스의 기존 상한금액이던 513만 2364원의 절반 수준인 48.9%다. 1년 투약비용은 2억 7100만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솔리리스 역시 바이오시밀러 약제 급여가 확정되며 병(30ml)당 상한금액이 360만 원으로 인하됐다. 솔리리스의 1년 투약비용 또한 5억 5400만 원에서 3억 8800만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에피스클리는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희귀성 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다. 솔리리스의 핵심 적응증인 야간혈색소뇨증은 자가면역체계인 보체의 공격으로 혈관 내 적혈구가 파괴돼 용혈이 발생하는 희귀 난치질환이다. 발병 후 5년 이내 환자의 3분의 1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솔리리스는 한해 약 5조 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2012년 국내 출시 당시 병당 상한금액이 736만 629원에 달하고 연간 투약 비용도 6억 원에 육박해 대표적인 초고가 의약품으로 꼽혀왔다.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만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5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에피스클리에 대한 품목허가를 완료하고 직접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적응증을 승인 받아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 치료에도 쓰일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야간혈색소뇨증과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대한 품목 허가를 모두 마친 상태다.
앞서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클리에 대해 “고품질 의약품의 환자 접근성 개선이라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본질적 가치에 매우 부합하는 제품"이라며 "국내 희귀질환 환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