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봄’을 맞아 우리나라 수출에 훈풍이 불고 있다. 3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3.1% 늘어난 565억 6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은 35.7% 급증해 21개월 만에 최대인 117억 달러에 달했고, 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통신·컴퓨터 등 4대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2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은 12.3% 줄어 3월 무역수지는 42억 8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 7000억 달러 달성과 수출 중심의 경기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인 수출 우상향을 이룰 수 없다. 미국과 중국에 치우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제2·제3의 반도체’가 될 신성장 동력 산업을 육성해 주력 수출 품목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 대항전으로 펼쳐지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린 반도체·디스플레이, 2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첨단 로봇, 양자 등 12개 국가전략기술의 초격차를 확보해 수출 기반을 넓히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때마침 정부는 2030년까지 바이오 의약품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우리나라를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제조 허브로 만들기 위한 ‘바이오 혁신 전략’을 1일 발표했다. 2년 연속 1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출 수주 성과를 낸 방위산업을 새로운 수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대책도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이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간신히 살아나고 있는 수출 산업을 확실히 성장 궤도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민관정이 원팀이 돼서 초격차 기술 개발과 고급 인재 육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이 전략산업 육성 및 신성장 동력 점화를 위한 전방위 지원에 나서야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고 부진한 내수도 밀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