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부동산 리스크…3년 만기도래 부실채권 908조 달해

"대출 장벽의 영향이 시작되는 단계"
"일부는 무너지고, 일부는 살아날 것"

뉴욕 맨해튼의 오피스숲/ AFP연합뉴스

앞으로 3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상업용부동산 대출이 2조 달러(약 2711조 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중 30%에 해당하는 6700억 달러(약 908조 원)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모기지은행협회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부동산 관련 대출(모기지) 규모가 9290억 달러(약 1259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듬해인 2025년은 5730억 달러, 2026년은 458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이 만기다. 앞으로 3년 간 갚아야 하는 빚이 2조 달러에 육박하는 셈이다.


부동산 자문 및 중개회사인 뉴마크(Newmark)는 이중 30%에 해당하는 6700억 달러가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대부분 빚이 고금리 상황에서 재융자돼야 하는데 공실률이 급증해 가치가 크게 하락한 부동산의 경우 대출이 거절되는 등 부실화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배리 고신 뉴마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지금 대출 장벽의 영향이 시작되는 단계에 있다”며 “일부는 완전히 잠식될 것이고, 일부는 겨우 살아남을 것이며, 일부는 자기자본을 더 높여 재자본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신 CEO의 언급은 미국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긴축에 따른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피스 등 상업용부동산은 2019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실률이 치솟으며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공실률은 30%에 육박한다. 여기에다 2022년 가파른 금리 상승 후 고금리 환경이 조성되면서 과도한 레버리지(대출)를 일으킨 부동산 기업들도 압박을 받고 있다.


부동산 매수자들과 매도자들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거래도 정체된 양상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업용부동산 거래량은 전년 대비 51% 급감했다. 고신 CEO는 “지난 5년 동안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압박을 받는 은행들은 대출을 청산하거나 부동산 비중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분위기를 이른바 '반등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2024년은 바닥에서 전환하는 해"라며 “다만 본격적인 호황기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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