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레이션'에 유가까지…물가불안 확산

3월도 3.1%↑…사과 88% 치솟아
尹 "가격안정자금 무제한 투입"

2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 과일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사과(88.2%)와 배(87.8%) 등 농산물 가격이 또다시 폭등하면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를 웃돌았다. 중동 내 확전 우려에 국제유가가 치솟고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한때 연고점을 경신했다. 물가 불안이 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무기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2월과 같은 수치다. 농축수산물이 11.7%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사과와 배 상승률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과 1975년 이후 최고치다.


유가도 꿈틀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미사일로 폭격하면서 1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3.71달러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장중 1355.8원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원 오른 1352.1원에 마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추가적 특이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국제유가와 날씨에 향후 물가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 흐름이 중요하다”며 “지금의 물가 상승이 공급 쪽에서 발생한 만큼 정부가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