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그룹이 호주 방산·조선 업체 오스탈 인수를 위해 최대 9000억 원의 인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탈 측이 호주 당국의 승인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했지만 한화는 승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추가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오스탈 인수에 8억 9500만~10억 2000만 호주달러(약 8000억~9000억 원)를 제시했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방산 및 상업용 선박 건조 기업으로 미국 앨라배마주 등에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호주는 물론 미국에서 함정 사업을 해온 오스탈을 인수하면 방산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는 투자은행 UBS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6개월 전 오스탈에 최초 인수 제안을 전달했다. 이후 양측 간 여러 차례 수정 제안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스탈 측에서는 호주나 해외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로 한화 측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탈이 호주에 적을 두고 미국 군함을 만드는 기업이기 때문에 호주 및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다만 한화 측은 승인을 받기 위해 모든 합리적인 조건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면서 오스탈 인수 의사를 계속 내비치고 있다. 글로벌 로펌을 통해 호주 연방정부가 거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호주 양국 정부 간 우호적 관계가 조성된 데다 한화그룹이 K9 자주포, 레드백 등 방산 사업을 호주 측과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3년간 호주 기업의 해외 매각 사례 4000여 건 가운데 미승인 사례도 0.2%에 불과했다.
오스탈 측도 “한화가 이번 거래가 승인될 것이라는 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인수 제안을 더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한화 관계자는 “오스탈과 결합이 이뤄진다면 한화오션(042660) 함정의 국제 상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 승인 절차를 존중하며 승인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