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대' 의대생 단체 "5년짜리 계약직 공무원 윤석열 정부, 주술적 믿음 요구"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의대 증원 집행 정지 신청

대한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가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한 집행정지 신청서 서문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하고 있는 의대생 단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법원에 제출한 의대 증원 집행 정지 신청서에서 “'국가'도 아닌 ‘5년짜리 계약직 공무원’에 불과한 윤석열 정부가 (환자를 살릴) 기회를 흘려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빚어진 의료 공백 사태의 책임을 정부에 돌린 것이다.


2일 법조계 및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협은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의대 증원 집행 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집행 정지 신청에는 전국 40개 의대·의전원 학생 1만 3057명이 참여했다.


신청서에서 청구인 측은 소송 당사자를 ‘의대생’으로 소개하며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이행하기 위해 의과대학에 입학했으며,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실천해 왔다”고 했다. 청구인이 인용한 히포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다.


이들은 신청서 서문에서 현 의료 공백 사태의 원인이 정부에 있다고 했다. “소크라테스에게 독배를 강압했듯 (정부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지키고자 하는 의료인들에게 면허정지 통지서, 구속영장을 들이대며 협박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인생은 짧고 의술은 길다. (환자를 살릴) 기회는 흘러가고, (의술에 관한) 실험은 불확실하며, (의료에 대한) 판단은 어렵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의료에 대한 판단은 지극히 어려움에도 (윤석열 정부가) 주술적 믿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정책을 주술적 믿음에 비유한 것이다.


증원이 무효화 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의료인들과 소통 부족을 들었다. 이들은 “대학 입학 정원을 증원해 의대 교육시스템을 변경하려면 마땅히 의대 교육 최고 전문가인 신청인(의대생 및 의대 교수, 전공의)들의 의견부터 경청해야 한다”며 “정부는 신청인 등의 의견을 듣지도 않았고 의협과는 의정합의문도 파기해버린 반면 다른 이해관계자들과는 130여 차례 의견 수렴을 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 행정절차를 처리해야 한다는 헌법의 명령을 거역했다”며 “가히 국정농단, 의료농단”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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