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규 임대주택 모델인 ‘통합공공임대주택’을 선보이며 임대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외부 낙인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입주 대상자를 중산층까지 확대하고 분양 주택 못지않은 서비스를 도입해 임대주택의 질을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H의 첫 통합공공임대주택인 ‘과천지식정보타운 S10블록’ 입주가 지난 1월부터 시작됐다. 과천지식정보타운 S10블록은 대부분의 임대주택과 동일하게 복도식 아파트이지만 외관은 사뭇 다르다. 자세히 보지 않고서는 복도식인지 계단식인지 알기 어렵다. 분양인지 임대인지 모르게 외관을 대폭 개선해 임대주택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도록 설계한 것이다.
S10블록에는 분양주택과 동일한 수준의 스마트홈 서비스도 적용됐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조명 및 난방 등은 원격 제어를 할 수 있고, 생활 건강정보를 알려주는 헬스케어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또 층간소음 예방시스템도 임대주택 최초로 설치됐다. 세대 내 벽면 하부에 진동 센서를 설치해 층간소음이 발생하면 해당 세대 월패드와 입주자의 핸드폰에 ‘층간소음 주의 알람’이 뜨는 식이다. 이에 S10블록에 대한 청약 당시 1만 3000여 명이 몰려 웬만한 민간 분양주택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LH는 앞으로 통합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때 외관은 분양 주택 수준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면적도 기존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평형 중심에서 전용면적 84㎡의 중형 평형까지 다양화한다. LH의 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대세인 점을 고려해 1인 가구 최소평형 기준도 최대 1.5배 상향하고, 올해부터 임대주택에는 분양주택 수준의 스마트홈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LH는 청년특화임대주택 공급도 늘릴 계획이다. 시세 대비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부각돼 최근 들어 청년층을 중심으로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LH가 공급하는 청년매입임대주택의 경우 지난해 수도권 경쟁률은 평균 61대 1을 기록했다. 서울지역 기준 청년임대주택 경쟁률은 △2019년 16.5대 1 △2020년 41.6대 1 △2021년 53.9대 1 △2022년 110.5대 1 △지난해 126.8대 1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의 한 청년임대주택의 경우 경쟁률은 600대 1을 넘겼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해 LH는 빌트인이 설치되는 아파트형 청년임대주택(청년특화주택)을 도심에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아파트형 임대주택의 청년층 우선 공급을 위한 특례 방안도 입법예고가 완료된 상태다.
LH의 또 다른 관계자는 “통합공공임대, 청년특화임대주택 확대는 기존의 임대주택 고정관념을 깨는 또 다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임대주택 거주민과 인근 지역 주민이 서로 선입견 없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