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암상에 소설가 한강 등 6명… 여성 최초 공학상 수상자도 나와

호암재단 올해 수상자 발표
상금 3억… 5월31일 시상식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소설가 한강 등 6명이 선정됐다. 삼성호암상은 학술·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에게 1991년부터 시상해온 상이다.


3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는 혜란 다윈 미국 뉴욕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와 고(故) 남세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이수인 미국 워싱턴대 교수(공학상), 피터 박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의학상), 소설가 한강(예술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사회봉사상)등 6명이다. 올해 호암상은 국내외 학자 및 전문가 46명이 참여한 심사위원회와 외국인 석학 6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넉 달에 거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수상자별로 공적을 살펴보면 다윈 교수는 결핵 발생과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온 세계적인 미생물학자다. 인간 등 일반 생물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 결핵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고 남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해 양자역학 분야의 오랜 논쟁이었던 ‘벨 부등식’의 실험적 위배 증명을 가능하게 하는 등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분야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수상 명단에 올랐다. 그는 심사가 진행되던 올 1월 별세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AI)의 판단·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설명 가능한 AI’ 분야에서 AI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론을 개발한 AI 전문가다. 호암 공학상 부문의 최초 여성 수상자이기도 하다.


의학상을 받은 박 교수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 정보에 대한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해 암 치료 분야 발전에 기여한 생물정보학 분야의 권위자다.


소설가 한강은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슬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과 독특한 작법으로 처리한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작가 최초로 부커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언 수녀는 1975년 한국 입국 이후 의료봉사를 시작해 전남 목포 최초의 장애인 복지시설 ‘생명의공동체’를 설립하는 등 50여 년간 목포 지역 장애인과 가족을 돌보며 인류애를 보여줬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및 상금 3억 원이 수여된다.


삼성호암상은 삼성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을 기리기 위해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제정했다. 호암의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거의 매년 시상식을 직접 방문해 수상자들을 격려해왔으며 2021년과 2022년 실명으로 총 6억 원을 기부하는 등 지원도 병행해왔다. 2021년부터 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한 것도 이 회장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삼성호암상 시상식은 5월 31일에 개최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