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담화 보고 기대 접었다” 단국대병원 교수 80여명 사직

단국대병원 교수협 비대위 3일 성명
"정부, 의료대란 종결 의지 안 보여"

3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담화문을 보고 정부가 의료대란을 종결할 의지가 없다는 걸 재차 확인했다. "


대국민 담화에 이어 대통령실이 전공의들을 비롯한 의사단체와 대화 의지를 거듭 표명했지만 의정갈등의 출구가 보이질 않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일(2일) 오전 기준 단국대병원 교수 80여 명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는 단국대병원 전체 교수의 60%가 넘는 규모다.


단국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동안 정부와 대학 본부에 2000명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가 의료의 파국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해왔다"며 "정부가 젊은 의학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호소하며 그들이 떠난 자리를 묵묵히 메워왔지만 지난 1일 대통령 담화문에서 정부의 의료대란 종결 의지 없음이 재차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단국대병원 교수들은 거짓된 의료개혁을 향한 투쟁에 있어 전공의, 의대생들과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잘못된 정책으로 지역의료 체계가 붕괴되고 의학 교육이 100년 전으로 후퇴하는 것을 목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예전처럼 오직 환자 하나만 바라보고 의업을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됐기에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전국 39개 의대 교수협의회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25일부터 외래진료, 수술, 입원 진료 근무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였다. 이달 1일부터는 중증 및 응급환자 치료에 집중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외래 진료 최소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도 잇따르고 있다. 전체 교수 총회를 열고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 고려대를 시작으로 울산의대, 연세의대, 서울의대, 성균관의대, 충남의대 등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는 인원은 연일 확산하는 추세다. 사직서를 낸 교수들이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 진료를 계속하겠다"며 환자 곁에 남아있어 당장 현장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달이 지나 계약해지 효력이 발생하면서 전문의가 대거 병원을 떠나면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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