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대비한 134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패키지를 추진하고 나섰다.
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나토는 창설 75주년을 맞아 3일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외무장관회의에서 향후 5년간 1000억 달러(약 134조 250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패키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제안한 군사 지원 패키지는 나토 32개 회원국이 향후 5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자금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관리하는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의 통제권을 나토가 미국으로부터 넘겨받는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패키지가 ‘트럼프 2기’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치적 변화의 바람’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집권에 도전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다만 나토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패키지가 승인되려면 32개 회원국 모두의 찬성이 필요하며 논의 과정에서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반대하고 있는 헝가리 등이 이번 군사 지원 패키지에도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제안이 매우 초기 단계여서 회원국들의 추가 정보 제공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나토의 UDGC 통제권 확보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외교관도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할 방법은 그래도 좀 있으나 트럼프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나토가 제시한 1000억 달러 역시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일인 이달 4일에 맞춰 열리는 이번 외무장관회의에는 지난달 합류한 스웨덴이 32번째 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한다. 3년 연속 한국·일본·뉴질랜드·호주 등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4개 파트너국(AP4)이 초청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