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 관문도시’의 꿈 실현은 언제…교통·사업성 문제에 8년째 공회전

박원순 재임 시절 추진한 사당IC 일대 개발사업
'남태령 흉물' 채석장 탈바꿈 기대 모았지만
일시정지 상태…"터널 완공 후 재검토할 것"
'사업성 미비' 평가에 재추진 순항 장담 어려워
"항상 소문만 무성…공원 등 활용방안 찾아야"

2일 서울 관악구 남현동 채석장 부지에 폐기물에 쌓여 있는 모습. 김태영 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전임 시장 시절 사당IC 일대를 서울의 ‘관문 도시’로 만들기 위해 추진한 개발 사업이 8년째 별다른 진척 없이 공회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지역의 고질적인 교통 체증과 채석장 개발의 사업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추진 동력이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시는 동작구 사당동과 과천을 잇는 복합 터널 개발이 완료된 후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터널이 2030년에나 완공될 예정이어서 미래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일 시 등에 따르면 시가 2017년부터 추진한 과천대로 일대 종합발전계획은 2021년 보류 결정이 내려진 후 현재까지 일시 정지 상태에 놓여 있다. 관련 지구단위계획도 2020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주민 설명회까지 진행됐지만 아직 수립되지 못했다. 과천대로 종합발전계획은 지하철 4호선 사당역과 남태령역 사이에 위치한 폐채석장 부지(관악구 남현동 산99-18번지 일대), 레미콘 기업 ‘서울레미콘’ 소유 부지(서초구 방배동 산131-1번지 일대) 등 약 13만㎡ 면적 유휴 부지를 업무·주거시설로 탈바꿈하는 내용이다. 서울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이 지역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데도 장기간 방치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박 전 시장 시절인 2017년부터 추진됐다. 특히 채석장 부지는 철물∙건설자재 선별장 및 주차장으로 쓰이며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컸다.



서울 사당IC 일대 채석장 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사업의 발목을 잡은 것은 사당IC 일대의 고질적인 교통 체증이다. 시 관계자는 “관련 부서 간 협의 과정에서 (대상지가) 상습 정체 구역인 만큼 과천~이수 복합터널 완료 후 교통 여건을 고려해 사업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터널 완공 시점에서 사업 시행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이수 복합터널은 과천부터 서울 동작구까지 5.6㎞의 도로 및 빗물 터널을 뚫는 사업으로 내년 착공,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상 과천대로 종합발전계획을 최초로 시작한 2017년 이후 13여 년이 지나서야 사업 계획과 시행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2030년 이후에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발전계획의 핵심이라 꼽히는 관악구 채석장 복합개발사업은 2020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의 검토에서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기준값인 1에 미치지 못해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절개지인 채석장 특성상 경사도가 높아 개발 난도가 높은 부분도 있고 민간인 소유 부지이다 보니 소유권 문제도 있다”며 “위치가 좋아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고는 보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어 (시의 계획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이 공회전하다보니 대상지 중 한 곳이었던 서울레미콘 부지에서는 자체적인 개발 추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레미콘은 지난해 12월 서초구에 자사 소유 부지를 업무 시설로 개발하겠다는 취지의 사전협상 대상지 선정 신청서를 제출했고 현재 시는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천~이수 복합터널 완공 이후 사업을 다시 추진할 때는 사업성과 안정성을 면밀하게 따져 개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당 IC 일대는 상습 정체 지역인데다가 주변도 낙후돼 개발이 필요하단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항상 청사진만 무성하게 나오고 제대로 진행된 적은 없다”며 “사업성과 안정성 문제로 업무·주거 복합 시설 조성이 어렵다면 공원,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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