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전환 정책을 맹비난하면서 “임기 첫날 폐지할 것"이라고 재차 공언했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선 “바이든의 국경정책은 피바다(bloodbath)”라며 독설로 가득찬 연설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개최한 유세에서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미시간주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가 있는 곳으로,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과 그에 따른 일자리 변화 문제에 매우 민감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우리가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휘발유가 많기 때문에 휘발유를 많이 쓰기를 바란다”면서 “임기 첫날 난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왜 보조금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곳에서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려고 하는데 전기차는 다 중국에서 만들어질 것이고 이것은 매우 나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멕시코에 공장을 지은 뒤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려 한다면서 “미시간과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완전히 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서 중국기업들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는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민주당은 이민자들을 ‘동물’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나는 안 된다고 했다. 그들은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피바다’ ‘범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도 "불량 국가들이 살인범, 마약범, 정신병자와 테러리스트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며 이민자들이 미국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사회보장제도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 앞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바이든피바다’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유세에 나선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미 대선의 대표적인 경합주로 꼽힌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눌렀으나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했다. 대선을 8개월 앞둔 가운데 이들 지역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