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올 1분기 차량 인도량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기준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생산 과정에서 차질이 벌어지며 차량 판매가 줄어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1~3월) 38만 681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42만 2875만대의 차량을 인도한 것에 비해 약 8.5%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전망하던 수준(45만 7000건)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아울러 분기별 기준으로 봤을 때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성적이 저조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전년 동기와 비교해 차량 인도량이 줄어든 것은 약 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회사는 일부 생산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한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모델 3’가 업데이트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 일부 라인에서 운영 속도가 늦춰졌고, 독일에서는 환경운동가들이 전기 설비에 화재를 일으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공급망 불안이 겹친 것으로 이번 성적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와 금융투자시장에서는 보다 큰 우려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이제 본격적으로 느려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커지는 것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자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도 테슬라 입장에서는 악재 요인이다.
이런 배경에 테슬라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166.63달러로 전일 대비 4.90% 하락 마감했다. 최근 미국 중시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32.92%나 빠졌다. 한때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넘보던 테슬라는 현재 1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다만 우려가 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경쟁사와 대비할 때 테슬라가 직면한 상황은 비교적 긍정적이라는 해석이다. 가령 중국의 비야디(BYD)의 경우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30만 114대로 직전 분기 대비 42% 빠졌다. 이로써 올 1분기 테슬라는 세계 1위 전기차 회사로 다시 올라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