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와 만남을 진행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과 관련해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어렵게 성사되는 만남이 의미 있는 만남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데 대해서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일축하는 모습이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3일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의협 비대위에서 제안했던 대통령과 전공의와의 만남을 진행해주겠다는 건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렵게 성사되는 만남이 의미 있는 만남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 또한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지난주 대통령과 전공의들이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결자해지’의 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부분이 받아들여진 만큼 원론적으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비대위 제안이 “현실화됐으니 환영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대통령실 측에서 내용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만나겠다고 말한 만큼 이쪽에서도 제한은 걸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들이 대통령과 만날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만남이 이뤄지지 않지는 않을 것 같다. 저희 예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는 거의 매일 회의하고 있다”며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비대위원장은 의대 정원 조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진정성을 담보하는 길은 현재 진행 중인 2025년 의대 증원 배정 중지”라고 밝혔다. 그는 국립의대를 대상으로 교수 증원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후속조치가 계속되고 있다며 “정원 조정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언론홍보위원장은 “정부가 가던 길을 계속 간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럼 대화가 잘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의료 분야에 대한 과감한 예산 지원을 내년부터 하겠다고 말씀하신 점은 반갑고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졸속 추진 예산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 대해서도 의료계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위 내 의료진 비중이 과반 이하로 떨어진다면 정책이 제대로 만들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