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품, 지방 박물관서도 상설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지방 국립박물관 10곳에 2254점 이전

전(傳) 논산 청동방울 일괄. 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서화·조각·도자 등을 전국 국립박물관에서도 상설로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 이 회장이 기증한 문화유산 총 936건, 2254점을 소속 국립박물관 10곳으로 옮겨 상설 전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옮기는 기증품 가운데 국보·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는 총 13건, 107점이다. 전국의 국립박물관은 13곳으로 이 중에서 공주·나주·익산 3곳은 빠졌다.


각 박물관은 지역 박물관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유물을 배치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청동기 시대에 의례나 의식을 행할 때 흔들어 소리를 내던 청동방울로 충남 논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국보 ‘전(傳) 논산 청동방울 일괄’은 부여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또 대구박물관에는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과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이 전시돼 경북 지역 고대 문화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예정이다.



금동보살입상. 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자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으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해지는 보물 ‘금동보살입상’은 경주박물관에 전시해 신라의 불교 문화를 소개하는 데 활용한다. 임진왜란 전문인 진주박물관에는 류성룡의 ‘징비록’이 옮겨진다. 중앙박물관 측은 “기증자의 높은 뜻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지역 간 문화 향유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며 모두를 위한 박물관으로 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징비록. 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고 이 회장의 유족은 2021년 4월 고인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서화·도자·공예 등 문화유산 총 2만 1693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2022년부터 이들 문화유산은 전국 박물관에서 순회 전시했는데 앞으로는 상설 전시하겠다는 취지다.


모든 유물은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옮겨 상설 전시 및 특별 전시 등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6월과 9월에는 제주박물관과 춘천박물관에서 기증품을 활용한 특별전이 각각 열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