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년 역사’ 대전 유성호텔 떠난 자리에…‘이것’만은 남는다

유성호텔 인스타그램 캡처

109년 역사의 마침표를 찍은 대전 유성호텔. 지난달 31일 문을 닫은 대전 유성호텔의 명맥을 상징 ‘소나무’가 이어갈 전망이다.


4일 대전 유성구에 따르면 식목일인 오는 5일 오전 10시 유성온천 공원에서 유성호텔이 기증한 소나무 기념식수 행사를 연다.


유성호텔 입구에서 사철 초록을 유지하며 온천과 호텔을 찾는 방문객을 맞이하듯 서 있던 소나무를 맞은편 유성온천 공원 입구로 옮겨 심는 것이다. 그 의미를 담아 '109년간 유성온천을 지켜온 유성호텔을 기억하며…'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도 설치한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 문을 연 유성호텔은 대전의 대표적인 관광호텔이자 국내 온천관광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1970년대에는 신혼여행 명소로, 1990년대에는 유성온천 관광특구로 지정돼 환하게 불을 밝혔다. 당시 한 해 1000만명이 찾을 정도로 전성기를 맞았다.


유성온천은 2019년까지도 전국 온천 이용순위 1위를 기록으나 온천을 이용하는 사람들 자체가 줄어든 데다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을 맞았다. 결국 시설 노후화, 이용객 감소 등에 따라 2022년 10월부터 폐업 절차를 밟아왔다.



유성호텔이 기증한 소나무. 사진 제공=대전 유성구

유성구는 이 소나무가 단순히 과거 유성호텔과 유성온천을 추억하는 표지목으로만 머물지 않고 유성온천지구 재탄생을 기념하는 미래 상징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비록 유성호텔이 사라져도 유성온천과 함께했던 역사는 소나무처럼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며 "유성온천을 도시 변화에 걸맞은 지역민 쉼터이자 힐링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건물이 철거되는 유성호텔 부지에는 2028년 10월까지 관광호텔 1개 동, 공동주택 2개 동을 건립하는 내용의 관광숙박업 사업계획에 대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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