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의 '밸류업' 제언… "실질적 稅혜택·이사회 부담 완화를"

거래소 주관 밸류업 프로그램 의견 수렴
삼성전자·현대차·네이버 등 11개사 참여
밸류업 ETF에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 확대
정책 일관성, 이사회·공시 부담 완화 건의

정은보(앞줄 왼쪽 네 번째)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4일 서울시 영등포구 서울사옥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간담회에 앞서 삼성전자·현대차 등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11개사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거래소


삼성전자(005930)·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전체 주주로 확대하는 등 이사회에 지나친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들은 아울러 밸류업 우수 기업으로 구성되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 11개사는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밸류업 간담회를 통해 기업 입장에서 세제와 관련한 혜택과 부담 해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은보(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재한 이번 간담회에는 삼성전자·코리안리(003690) 등이 참석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체감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 필요하고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짚었다. 기업 이사회에 밸류업과 관련한 의무를 부여할 경우 형식적인 참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자율성을 줘야 하고 공시 관련 부담도 낮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밸류업 노력이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이 밸류업지수·ETF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또 정부와 유관기관이 단기적 관심에 그치지 않고 정책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10일 총선 이후 정책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 자체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자발적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날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기업 밸류업 자문단에도 전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과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세부 사항 설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대표기업 간담회를 시작으로 이달 셋째 주 중견기업, 넷째 주에는 성장기업을 대상으로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해 다양한 기업의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이 공표된 5월 이후에는 지역별 설명회도 개최해 제도를 홍보하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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