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경고?…신평사, 1분기 신용등급 강등 4년來 최대

국내 신평사 3사 1분기 신용등급 강등 13건
지난해 1건比 급증…2020년 15건 이후 최고
이마트·GS건설 등 업황 악화 유통·건설 줄강등  

이마트 성수 본사 전경. 연합뉴스

유통·건설업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업황이 크게 악화하자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1분기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수치로 드러나자 신용평가사들이 뒤늦게 신용등급을 낮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034950)·한국신용펑가·나이스신용평가)의 1분기 신용등급 강등 건수는 13건으로 집계됐다. 1건에 불과했던 지난해 1분기 대비 급증한 것으로 2020년 15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낮출 뿐 아니라 등급 전망도 속속 하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한 사례는 총 12건인데 이는 지난해 1분기 4건에 비해 3배 증가한 수준이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추후 업체별 수익성·업황 등의 향방에 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의미다.


1분기 신용등급과 전망 강등 사례는 유통·건설업에 집중됐다. 우선 신용평가 3사는 깨끗한나라(004540) 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GS건설이 2016년 분양한 노인복지주택 ‘스프링카운티 자이’. 사진 제공=GS건설

건설사의 신용등급 강등 사례도 속출했다. 한신평과 한기평은 한신공영(004960)의 신용등급 전망을 ‘A(부정적)’ ‘BBB(부정적)’로 하향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은 유통·건설업 업황 부진이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통업은 소비 둔화에 e커머스 시장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 건설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현실화로 인한 수익 감소 등을 원인으로 이익 창출력과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까지는 경기 침체 영향이 재무제표로 나타나기 전이었으나 올해는 그 영향이 재무제표에 드러났다”며 “다른 기업들 역시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정기평가를 진행하고 나면 신용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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