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수요 폭증…전력 인프라 ETF '날개'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설비 증설
원전정책·美전력망 현대화 호재
'HANARO 원자력' 올 32% 상승
'글로벌기후테크' 상장 후 18%↑
전문가 "전력기기 산업 성장 가속"

EATON 홈페이지 화면캡처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전력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 기업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상승세다. 산업 전반에 걸쳐 AI 활용이 증가하면서 이를 감당할 전력 설비 증설 수요가 덩달아 급증하고 있어서다. 북미를 중심으로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를 현대화하려는 움직임에다 국내에서는 총선 이후 원전 관련 정책 기대감도 커 전력 기기 산업의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수익률 1위는 각각 일진전기(103590)(92.82%)와 제룡전기(033100)(108.59%)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전력저장장치 관련주인 삼화전기(009470)가 75.17% 올라 수익률 3위를 기록했고 LS일렉트릭(52.57%), 효성중공업(298040)(47.61%), HD현대일렉트릭(267260)(44.21%)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시장 관심사가 엔비디아를 필두로 AI 반도체에 집중되는 동안 전력 인프라주는 소리 없이 강한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편입한 관련 ETF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HANARO 원자력iSelect’는 연초 이후 4일까지 32.05% 상승했고 ‘ACE 원자력테마딥서치(22.04%)’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18.63%)’ 등도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력 설비에 대한 수요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AI 수요가 늘어나며 데이터센터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 추세인 데다 미국 제조업체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을 다시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는 정책), 전기차 수요 등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미국은 지난 20년간 정체됐던 전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유틸리티사들은 2028년까지 필요한 추가 전력 예측치를 2배 가까이 늘렸다.




실제 제너럴일렉트릭(GE)은 연초 이후 3일(현지 시간) 기준 14.10% 올랐고 대표 전력망 기업 이튼코퍼레이션(Eaton)도 33.26% 상승했다. 이들을 담은 국내 유일 글로벌 전력 인프라 ETF인 ‘KoAct 글로벌기후테크인프라액티브’는 올 1월 중순 상장 후 이날까지 18.32% 상승했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격근무와 비디오 스트리밍, e커머스 성장 등에 힘입어 2019년 이후 미국에 누적 75개 이상 데이터센터가 건설됐다”며 “전력수요 급증으로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전력기기 산업 호황의 끝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액은 2020년 2350억 달러에서 2050년 6360억 달러로 2.7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원전 기대감도 크다. 1400㎿급 신한울 2호기는 2014년 운영 허가를 신청한 지 10년여 만에 가동 초읽기에 들어갔다. 또 총선 후 이달 말께 공개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친(親)원전 기조가 뚜렷한 현 정부 정책방향을 고려하면 신규 원전 추가 건설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AI 붐으로 서비스, 소프트웨어·하드웨어뿐 아니라 전력망 등 연관 산업의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전력수요 급증은 발전 인프라와 그리드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식 삼성자산운용 ETF 매니저는 “AI와 전기차 등의 발전으로 급증한 전력량에 따라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산업이 혜택을 받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태양광도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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