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적정 주가 논란 속…IB, 목표 주가 일제히 인하

헤지펀드 매니저 14달러 전망에
JP모건 등 IB들 목표가 낮춰 발표
"FSD, 촉매제 될 것" 긍정 평가도

테슬라BI.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파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온데 이어 투자은행(IB)들이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헤지펀드 클린에너지트랜지션의 페르 레칸더 매니저는 3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주가가 14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파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추정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레칸더는 이러한 요인으로 가격 전쟁과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 전기차 수요 약화 등을 꼽고 있다. 그는 "이것은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큰 주식시장 거품이었을 테슬라 버블 종말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공매도 세력인 레칸더 입장에서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회사의 이익으로 이어진다.


레칸더는 과거 인터뷰에서도 테슬라 주가 하락과 함께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의 복귀를 주장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올해 테슬라의 연간 주당 순이익(EPS)이 1.40달러가 될 것이라는 추정치에 근거한 것으로 "테슬라는 성장이 없는 주식"이며 "현재 약 58배인 주가수익배율(PER)이 10배로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칸더가 주장한대로 테슬라의 주가가 14달러가 되려면 지난 2일 종가(166.63달러) 대비 약 91%가 하락해야 가능한 수치다. 레칸더는 자신의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테슬라의 비즈니스 모델이 강력한 매출 성장, 한 회사가 자동차 제조에서 소비자 판매까지 전담하는 수직적 통합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매출이 떨어질 경우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브루노의 한 주차장에서 테슬라 자동차 여러 대가 충전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장기적인 잠재력이 여전하다고 입장이다. RBC캐피털마켓 톰 나라얀 애널리스트는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 감소의 원인 대부분이 일회성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직원들에게 완전자율주행(FSD)으로 판매되는 최신 버전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설치하고 고객에게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줄 것을 지시한 것이 단기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테슬라의 목표주가로 298달러를 제시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38만 6810대로 전년 동기(42만 2875대) 대비 8.5% 감소한 영향이 크다. JP모건은 이날 테슬라의 차량 인도 실적에 따라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주당 130달러에서 11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외에도 구겐하임 증권은 테슬라의 기존 132달러에서 122달러로, 도이체방크는 200달러에서 189달러로 각각 목표주가를 낮췄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는 최근 몇 분기 동안의 추세와 달리 주가가 매우 비싸다"며 "테슬라는 목표주가인 115달러에도 여전히 401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자랑할 것이며, 이는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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