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미술관 전시된 박수근·이중섭 그림 위작 논란

LACMA '한국의 보물들'
박수근·이중섭 작품 위작 논란
한국화랑협회 미술관에 공식 질의서 발송 예정

현재 ‘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 from the Chester and Cameron Chang Collection)’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 LACMA)에서 전시 중인 박수근·이중섭의 작품이 위작이라는 논란이 일면서 국내 미술 단체가 확인에 나섰다.


5일 한국화랑협회는 다음주께 LACMA에 이런 내용이 담긴 공식 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다. 질의서에는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보물들’ 전시에 출품된 박수근·이중섭 작품의 진품 확인 근거와 전시 배경 등을 묻는 내용이 담긴다.


지난 2월 25일부터 열린 이 전시는 한 재미교포가 기증한 한국의 전통화와 20세기 중반에 제작된 유화 등이 두루 내걸렸다. 이 중 박수근의 ‘와이키키’, 이중섭의 ‘황소를 타는 소년’ 등 총 4점이 위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 협회 내 감정위원 중 작품을 직접 본 사람은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직접 박수근 작가 유족 측과 의견을 조율해 이를 포함한 질의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대부분의 화랑들이 소속된 화랑협회가 해외 미술관에 위작 관련 질의서를 공식적으로 보내는 건 이례적이다. 해당 작품들은 올해 초부터 미국 현지에서 작품을 본 관람객들과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위작 의혹’이 제기돼 왔다.이중섭의 작품 ‘황소를 타는 소년(1953년 제작 추정)’은 풍경화 위에 흰 소의 이미지를 그리고 그 위에 소년이 타고 있는 그림이다. 이중섭의 ‘소' 그림은 대개 소의 몸통 만으로 전체 화면을 꽉 채우는 형태이기 때문에 그간의 작품과 형태가 다르다. ‘와이키키’ 등 다른 3점도 이중섭의 평소 그림 제작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게 협회 내 감정위원들의 의견이다.



이중섭 ‘황소‘(35.5×52㎝·1953)


LACMA는 2021년 한 재미교포의 기증작 100여 점 중 35점을 선택해 전시를 진행 중이다. 이 중에는 월북화가 이쾌대(1913~65)의 1950년대 초반 풍경화, 평양출신 작가 김관호(1890~1959)의 ‘딸의 초상’ 등도 포함된다.


지금까지 국내 작품들은 제작 후 50년이 지나 일반 동산문화재에 포함될 경우 국외 반출이 제한돼 왔다. 때문에 해외 전시에서 위작 논란이 벌어질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1946년 이후 제작된 미술작품은 제한 없이 전시나 매매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협회는 향후 유사한 논란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고 미리 질의서를 보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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