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정치 했으면”… 유권자들, 후보자에게 ‘이것’ 바란다

20대 생애 첫 투표자부터 80대 노인까지
전국 사전투표소, 몰려든 유권자에 북적여
청년들 "젊은 층에 신경 더욱 많이 썼으면"
불법카메라 관련해서는 주민 의견 엇갈려
오후 3시 기준 사전투표율 11.12% 기록

제22대 총선 사전투표 첫 날인 5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3동 행정복지센터가 유권자들로 붐비고 있다. 채민석 기자


“위에 줄 길어요? 얼마나 기다려야해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송파구 잠실2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는 흐린 날씨에도 출근 전 투표를 하러 온 직장인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몰려든 인파에 줄이 투표소 밖까지 길게 이어지자 일부 직장인들은 지각을 걱정하는 듯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의 ‘명룡대전’이 이뤄지는 인천 계양구 계양을 선거구의 계양2동 주민센터도 투표가 시작되는 오전 6시부터 10여 명의 주민들이 한 표를 행사하러 줄을 서 있었다. 두 후보의 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구민들은 투표에 관심을 보이며 문이 열리자마자 투표소로 향해 기표를 마치고 발걸음을 옮겼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은 입을 모아 정치인들에게 ‘올바른 정치’를 요구했다. 오장석(82) 씨는 “우리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을 선정하는 만큼 아침 일찍 나와 투표를 했다”라며 “최근에 후보들끼리 과열 양상을 보이고 서로 막말을 내뱉는 등 보기 좋지 않은 모습들이 나오는데, 누가 당선되든 서로 도우며 지역구를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파구 관내 주민인 유 모(74) 씨는 “나라 재정은 실용적으로 필요한 곳에만 사용이 돼야 하는데, 최근 정부가 혈세 낭비를 심하게 해서 걱정이 된다”라며 “누가 당선될 지 모르지만 초심을 유지하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올해 인생 첫 투표를 진행한 2004년생 대학생 김 모(21) 씨는 상기된 얼굴로 “주소지가 제주도라 관외선거로 투표를 했는데,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나라의 대소사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라며 “첫 투표인 만큼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읽어보고 어느 쪽이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지 고민한 뒤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2030세대는 정치인들이 청년 정책에 신경을 써주기를 당부했다. 이날 투표소를 찾은 김 모(25) 씨는 “내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소신껏 투표했다”며 “최근 생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청년들이 많은 어려움 겪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젊은 층에 신경을 많이 썼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졸업생 박 모(26) 씨는 “원래 소신투표를 했지만, 지금은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다 갈아 엎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다”라며 “현 정부가 의료 및 물가 상승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는 등 실망이 누적돼 이러한 점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최근 한 유튜버가 전국 40여 곳의 사전투표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서는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한 40대 이 모 씨는 “몰래카메라 설치와 관련한 뉴스를 봤는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전수조사를 했다는 소식에 일단 믿고 걱정 없이 투표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반면 출근 전에 송파구 문정2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60대 김 모 씨는 “불법촬영 단속을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일각에서는 지난 대통령 선거때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서 선거관리위원회를 온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기준 사전투표율은 11.12%를 기록했다. 이는 사전투표율이 역대 가장 높았던 지난 2022년 20대 대통령선가 당시 기록한 12.31%에 1.19%p 낮은 수준이다. 직전 제21대 총선 당시 동시간대 사전투표율은 8.4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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