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발발 6개월을 앞두고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이 '억제력' 과시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복수의 이란 관리를 인용해 "이란은 전군에 최고 수위 경계령을 내렸으며, 억제력 창출을 위해 다마스쿠스 공격에 대한 직접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억제력(deterrence) 창출이란 적이 공격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보복으로 입게 되는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을 깨닫도록 힘을 보여주는 전략을 말한다.
앞서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이 폭격받았다.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지휘관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그리고 다른 6명의 혁명수비대 장성들이 숨졌다.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을 폭격의 배후로 지목하고 "매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응징을 예고했다.
이란 측 보복의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10일 전후로 종료되는 라마단의 '권능의 밤'(라마단의 마지막 열흘 가운데 홀숫날 중 하루)을 공격 시점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란의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하에 높은 경계 수준을 유지하는 한편 휴전 협상을 위해 다각적으로 외교 채널을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에 서한을 보내 하마스가 협상에 동의하도록 압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AP·AFP 통신 등이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에미르)에 보낸 서한에서 하마스로부터 협상에 동의하고 따르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것을 촉구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약 2주일 만에 재개되는 휴전 협상에서 타결을 끌어내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인질 협상을 위해 5일 다시 이집트를 방문했으며 주말 동안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일시 휴전 및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을 골자로 하는 휴전 협상에는 번스 CIA 국장을 비롯해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