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 최장 '인공태양' 주도권도 뺏길 판

[딥임팩트 차이나 쇼크가 온다]
KSTAR, 1억도서 48초 기록 경신
中, 조단위 투자로 핵융합 고도화

‘인공 태양’으로 불리며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핵융합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속속 성과를 내고 있지만 자본력을 앞세워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중국에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는 2050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과 중국은 이미 조 단위 투자로 주도권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최근 ‘초고온 플라스마 유지 시간’으로 세계 최장 기록인 48초를 갱신할 정도로 한국 핵융합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KSTAR는 원자핵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1억 도의 이온 온도를 구현하는 실험 장치다. 중국은 이온 온도를 1억 도까지 올리는 중성자입자빔가열장치(NBI) 기술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간접적으로 ‘전자 온도’를 올려 실험 중이며 향후 이 방식으로는 이온 온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중국 ‘핵융합유도토카막실험장치(EAST)’가 403초 유지 기록을 세웠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지만 불완전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본격적인 핵융합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우선 중국국가원자력공사(CNNC) 및 25개 기관·기업이 모인 ‘중국핵융합에너지’ 컨소시엄과 내셔널챔피언(국가대표기업) ‘중국핵융합’을 만들어 민관 역량을 결집할 방침이다. 정확한 정부 예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시성에 들어설 여섯 번째 핵융합 실험 장치 구축에만 200억 위안(3조 7000억 원)을 투입한다. 또 중국은 2022년까지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융합 특허를 출원했다. 한국은 KSTAR 건설에 4000억 원을 투입했고 올해 핵융합연구소 예산으로 2149억 원이 배분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핵융합 업계가 모인 핵융합산업협회(FIA)는 지난달 열린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술 발명은 대부분 미국이 했지만 제조는 중국이 하는 태양광의 전철을 핵융합이 밟을 수 있다”면서 중국의 행보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은 올해 핵융합 예산으로 7억 9000만 달러(1조 원)를 책정했다. 중국의 투자 규모와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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