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도시개발공사, 레포츠센터 직원에게 최소한의 성과급 지급해야"

개인 평과 없었어도 최하 등급의 성과급 지급 의무 있어
행안부 평가서 최하 평가 받았더라도 자체평가급은 100% 지급
대법, 레포츠센터 직원 패소 판결한 원심 파기하고 환송


대구도시개발공사가 산하의 레포츠센터 직원들에게 개인별 성과 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의 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김선수 노태악 서경환)는 지난달 12일 도시개발공사에 성과급을 청구한 레포츠센터 직원들의 상고에 대해 이들의 일부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에게 최소한도의 성과급의 지급의무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며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피고의 성과급 지급의무의 발생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도시개발공사는 2007년 4월부터 성과관리규정을 두고 평가 결과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성과급을 차등 지급해왔다. 이에 레포츠센터 직원들은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으나, 공사는 "레포츠센터는 공사와 별개의 사업체로 공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므로 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직원들은 성과급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모두 대구도시개발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공사의 성과관리규정이 직원들에게 적용될 수 없다고 봤고, 2심은 "성과관리규정이 원고들에게 적용되지만 (공사가) 그동안 성과평가를 하지 않았고, 경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을 경우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성과급 지급 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고 공사가 레포츠센터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성과급 지급 청구 대상 연도에 공사가 최하 등급을 받은 적이 없고, 성과평가를 실시하지 않았어도 개인별 평가등급의 최하등급에 부여된 지급률만큼은 보장된 것이므로 여기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공사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어 "행정안전부는 매년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을 마련하여 지방공기업으로 하여금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며 "성과관리규정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급은 자체평가급과 인센티브 평가급으로 구분되는데 자체평가급은 행정안전부장관의 경영평가와 관계없이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에서 그 지급률을 정한다"고 짚었다.


즉, 행정안전부의 경영평가에서 최하인 '마' 등급을 받을 경우 인센티브 지급률은 0%이지만, 자체평가급 지급률은 각 연도마다 100%씩 부여된다.


대법원은 원고가 주위적 청구와 함께 예비적 청구로 제기한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성과관리규정에 따른 성과평가를 하지 않은 것이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원고들을 다른 근로자들보다 불리하게 차별하는 불법행위임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판결도 파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