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주요 시중은행을 차례로 만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대출 채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사업성은 있는데 일시적으로 돈이 돌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을 살리기 위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부터 시중은행 PF 담당 실무자들과 개별 비공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당국은 시중은행의 PF 사업장 인수 움직임이 저조한 이유를 파악하고 인수 확대를 위해 현장에서 필요한 제도적 인센티브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당국이 시중은행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것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2금융권 PF 사업장 정상화 작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사업장 재평가 등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시장의 논리대로 정리하는 한편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우량 사업장에 대해서는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업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민간으로부터의 자금이 충분히 유입돼야 하므로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2금융권 사업장 위기 진화에 나서는 것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4000여억 원을 지원한 이후 13년 만이다.
당국의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5~6월부터 PF 사업장 재구조화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구조조정에만 방점이 찍히면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이 완전히 죽을 수 있다”면서 “옥석은 가리면서도 자금 지원도 원활히 이뤄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이 중심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