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을 잡고 밑줄을 그어가며 강의하는 사람. 일타강사 처럼 보이는 이 여성은 유튜버다,
7일 방송가에 따르면 예능 프로그램을 중계하듯 해설하고 평가하는 각종 '리액션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큰 화제 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솔로지옥', '환승연애'처럼 주 시청자층이 젊은 세대로 이뤄진 예능일수록 리액션 콘텐츠는 더 풍부하다.
강사처럼 출연진의 감정선을 칠판 위에 그려가며 콘텐츠를 리뷰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편안한 차림으로 방에서 '먹방'을 하며 콘텐츠를 시청하는 리액션 유튜버도 있고, 커플끼리 토론하며 콘텐츠를 감상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낸 이들도 있다.
유튜버들은 출연진의 감정이나 태도 등을 두고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과몰입해 반응한다. 프로그램에서 빌런으로 꼽히는 이들의 행동에 속 시원하게 욕해주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출연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식이다.
온라인상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는 삼삼오오 리액션 영상 콘텐츠로 모여 댓글을 통해 활발한 토론을 이어간다.
구독자 수가 20만 명이 넘는 한 '리액션 전문' 유튜버의 콘텐츠 리뷰 영상에는 기본적으로 1000∼3000 개의 댓글이 달린다. 시청자들은 매번 같은 이유로 싸우는 커플의 대화 패턴을 분석하고 제작진의 연출 역량을 지적하기도 한다.
젊은 세대가 리액션 콘텐츠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청자들의 소통 욕구를 파고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리액션 콘텐츠 등을 통해 프로그램 속 출연진의 행동을 분석하고, 토론하는 트렌드는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요즘 세대가 인간관계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런 콘텐츠들이 인터넷상에서 자기 의견을 표출하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소통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