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2년 만에 공모 외화채 발행…“사업 다각화 실탄 장전”

글로벌 투자자 설명회 후 규모 확정
12년 전 2600억 조달…역대 최대 전망

서울 영등포구 LG전자 사옥 전경.사진=LG전자

LG전자(066570)가 12년 만에 공모 외화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LG전자는 9일 글로벌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조달 자금 규모는 산정된 기업 가격을 바탕으로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외화채는 지속 가능 채권을 포함한다. 주관사는 BNP파리바·씨티그룹·HSBC·JP모건·산업은행·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이다.


LG전자의 공모 외화채 발행은 2012년 스위스프랑으로 2억 15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600억 원) 규모 채권을 발행한 후 12년 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외화채 발행은 지난해 발표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연구개발(R&D), 시설 투자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 목적”이라며 “지속 가능 채권은 친환경 건물 등을 포함해 다양한 친환경·소셜 프로젝트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LG전자가 그간 발행한 해외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고 최근 전장, 기업간거래(B2B)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사업 비전과 재무 목표를 제시해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외화채 조달의 배경이다. LG전자는 그동안 회사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 채권 대신 은행 차입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해왔지만 최근 5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안정적 실적이 이어지자 차입 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올 1분기 LG전자는 영업이익은 1조 33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줄었지만 매출은 21조 959억 원으로 3.3% 증가하면서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전 사업의 올해 영업이익이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는 이날 LG전자가 발행을 준비 중인 미국 달러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BBB 장기 채권 등급을 부여하기도 했다. S&P는 LG전자가 어려운 거시 환경 속에서도 생활 가전 부문의 우수한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견조한 영업 실적을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부여된 등급은 최종 발행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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